“결과먼저 얘기하자면 다시 가자면 가고싶지 않은 곳이다.

건물과 비품들이 많이 낡았고, 내가 쫌 깔끔떠는 성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돈주고 빌린 곳인데 돈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린 수영복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와 끈끈한 이불과 베갯잎과 추웠던 침실.

체크아웃하던 아침엔 언제 그랬냐는듯이 뜨끈뜨끈..

우린 밤 새 오돌오돌 떨며 고기구워먹었다. ”

– 4년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와이프가 블로그에 올린 소감이다.

– 그리고 펜션 사장님이 간곡히 삭제해 달라고 하여 삭제한 글 이기도하다.

다녀온 펜션은 포천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 중에 하나다. 드라마 촬영도 했던

스파 사진이 그림같이 나온 알만한 사람은 아는 곳인데, 인터넷에 평가가 칭찬일색이라 찾아 갔다가

그다지 썩 이정도의 평가를 받을 만한 곳은 아닌데?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었다.

내 블로그에서도 딱히 글 보다는 사진으로 그날의 기억을 하고자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글을 쓰게 되는구먼….

다녀오고 2개월정도 지난 시점에 펜션사장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지난번 다녀오고 와이프분께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셨는데, 삭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른것보다 순간 들었던 생각은

“헐, 블로그검색해서 ->누군지알아내고->언제다녀왔는지 유추한후에->연락처를 찾아서->전화를 걸었다”

무섭다.

네거티브한 소감은 영업에 방해가 될테니 부탁드린다고 하신다.

저 검색 프로세스는 상당히 당혹스럽고, 신고라도 하고 싶은 생각 이었지만. 인상좋으신 노인분이 생각나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와이프의 글이기때문에 내가 뭐라고 하기도 뭐해서, 사실만 전달했고

부활절이니 뭐니 바쁜생활에 잊고 있었다.

그리고 또 전화와 문자…

“영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있다. 환불이라도 해줄테니 글을 지워달라.아버지 나이때일텐데 선처해달라”

그동안 깜빡 잊은것은 미안한일이지만, 그 순간 왜인지 소름이 돋았다.

너때문에 영업안돼 너때문에 손해봤어 나같은 불쌍한 노인을 네가 죽이는 꼴이라고!

네 신상을 털어보니 아버지나이때가 비슷해 보이는데 이런 힘없는 노인네가 손해를 보면서도 환불 옛다 해줄테니 그 글 당장 지워

난 네 모든 개인정보와 연락처와 얼굴을 알고있다구!

그당시 내 입장에서는 협박 받는 것과 다를게 없었다.

입장을 바꿔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좀더 속물 사장님이었다면 어르고달랬을 터인데 설득하는 모양도 어설프고,

정보를 알아내는 과정도 굉장히 직선적이어서 사실 이사람 걱정 스럽기도하다. 진상고객도 많았을텐데? 소송 안당했나?

연락을 받은 후 약 5분간 별의별생각을 다했다.

무섭네? 이할배어설프네? 환불받아버릴까? 돈이얼마야 흐흐 경찰에 신고할까? 화나네….

마지막에 우리아버지 연배에서 무너졌다.

그래, 어쨋거나 다 같이 힘들게 사는 개체들이다. 특별히 피해준거 없으면 나도 피해주지말자. 그리고 젠틀하게 대하면 젠틀하게 피드백오는게 세상룰이잖아.

아 씨바! 난 항상 이래서 문제야!

이렇게 얘기했어야하는데

“서로 냉정하고 깔끔하게 협상 합시다. 숙박비 환불 및 제연락처를 지워주시고 다시는 연락 하지 말아주세요

입금확인 후 글 내용 삭제, 그리고 서비스로 포지티브한 리뷰로 바꿉니다. 제가 파워 블로거 거든요”

아,

사장님 이글도 보시게 되거든 연락 주세요.

문제가 되면 수정해 드립니다. 연락처는 아실테고…

A++급 리뷰= 전액환불+1일 무료숙박으로 싸게 모십니다.

제가 파워 블로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