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처럼, 내몸 이곳 저곳을 적시던 언어가 비로소 비명이 되어 세상에 나오나 보다.
어제만났던 노신사분과 대화중 나는 “내가 행복해야만 타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것 아닙니까?” 라고 대답했다.
“맞는 말인건 사실이지만. 자네는 참 이기적이야”
지금의 상황에서 나는 이토록 한심하게도, 나를 죽게하는 상처와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가만히 관조하다가.
(이를테면) 행동으로 옮긴다는것이 고작 그 피를 지금 앉아있는 내 방에 튀겨 끔찍한 그림을 그리는 모양새이다.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검사키트를 사달라고 할 형편도, 부탁의 말도 나오지 않는다.
물에 빠지면 가만히 그 죽음을 음미 하는것은 심각한 우울증이라고 했다. 상처를 피하고 아픔을 미루고.
오래전엔 분열성치매라고 불리웠다고 하는데 잘은 모르지만 어느정도 단어의 구성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요즈음의 나는 이랬다가 저랬다가 감정의 진폭이 마치 바이킹이 대서양을 건너는듯한 상태이다. 어지럽고 매스껍다. 낮을때엔, 높이있을때에 보이던 아름다운 풍경을 잊고 만다. 저멀리 꿈꾸던 브리타니아에대한 희망 말이다.
하지만 그 달콤한 꿈에 기대어 있다가도 곧 배가 심연으로 내려가는 그 기분 만으로도 “브리타이아에서 얻게될 금은보화를 모두 다 바다의 신에게 던져 버릴테니 지금 당장만 살게 해달라”고 빌고 만다.
참으로, 보잘것 없는 사람이다.
도움을 요청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 어떻게든 살아남기. 물밖의 사람들은 우습겠지만
내 존재가 그들에게 조차 미안해진다.
이것이 ‘이기적’ 이라는 말의 이유 일지도 모른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불행한게 살아가며 타인을 기쁘게 하라는 말처럼 나는 무섭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