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었다. 아니 들었다.
종이 책은 읽을 시간이 없다. 완전 없다. 따라서 가끔 꺼내보는 프루스트(2년간 읽는 중 하하) 빼고는 ‘윌라’를 통해 듣고있다. 실제 성우가 읽어주기때문에 직접 읽는것 처럼 몰입도가 높다. 운전할때, 자기전에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뭐랄까, 한권 한권 그래도 어쨋든 책을 읽는다는 안도감을 준다.
초딩 여름방학에는 아침마다 FM 104.5 교육방송을 빠지지 않고 들었다. 특히나 성우가 낭독해 주는 위인전이나 소설 코너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좋아했다.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하고 전달받는 방법은 역시 사람의 목소리인가보다.
활자나 영화등의 시각 미디어 보다, 인간이 이야기를 전달 받기에 익숙한것은 아마도 음성일꺼다. 10만년 전 부터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앉아, 족장 등의 사람들이 해주는 옛날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일꺼다. 반대로 글을 읽거나 영상으로 아야기를 이해하는건 아직도 얼마 안됀 방법이기때문에 피곤함을 느끼는것 같다.
“책따위 악마나 물어 가라지!”
책만 읽는 주인공에게 조르바가 늘 하는 잔소리다.
거창하고 위대한 업적이나 고상한 지식따위로 쌓아올린 인생이 아닌, 온몸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그 누구 보다 빛나는 영감을 내뿜는 조르바.
그처럼 솔직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
털끝하나 거짓으로 낭비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삶의 등대와 같은 사람들,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 어쩌면 인간이 찾는 신이란 특별한 다른 곳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 그 안에 존재하는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