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30

잇사

이 나이에 내가 뭘 잘났덴들 어딜가면 반겨주는 곳이 있을까하수도를 들여다봐도 저멀리 산 정상을 올라도 도망갈곳이 없다. 바짝 따라오는 파도를 피할길은 지금 이 배에서 어떻게든 노를 젓는것 뿐이다. 노를 젓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안개가 넘실넘실 중력을 거스르며 울산바위를 타고 넘는다. 파도처럼. 느긋한 리조트의 벤치에서 가을 햇살에 몸이라도 맏겨본다. 헨드폰을 하느라, 이 달콤한 […]
2025-09-20

Cherub Rock

하하하 이제 혼자 잘 일어서고, 아무 문제없다. 허리가 다 나으니까 목디스크때문에 손이 다시 저릿하다.창피하게도 대부업체에서 돈받으러 왔었다. 내가 집에 있었으니망정이지 정말 한심한 상황이다.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이 떠오른다. ‘병신 새끼…’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알게돼었는데, 이렇게 잠수를 타거나 미쳐버리는것이 트라우마 반응이라고 한다. 존나 약한 멘탈이 나의 개같은 약점인거 알겠고, 이런 핑계로 또 이렇게 […]
2025-09-19

Fuckin’ bitch

출근을 안한지 일주일이 되었다. 코로나라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아무도 그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을것이다. 곧 퇴사하거나 회사가 망할거라고 기뻐할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이러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사실 복잡할것은 없다. 내가 가장 힘들고 괴로운 지점은 어떤 사람들의 극단적인 이기심과 잔인함을 확인할때이다. 돌이켜 보면 그때마다 그 대상에게 씽욕을 하거나 연필을 책상에 꽂아버리거나 잠수를 타버렸다. […]
2025-09-17

폭군의 쉐프

허리를삐끗했고, 코로나에 걸렸다. 두줄! 두줄! 두주우우울!!! 꺄하하하!!! 콜록! 끄아악 내허리!!! 소리지른 탓인지 코로나때문인지 목도아프다. 허리와 코로나 이 두개의 조합은 몹시 좋지 않은것이있는데 기침하면 허리가 끄아앗 해진다는거다. 글을 쓴다거나 딴짓을 할 생각은 오늘 처음들었다. 좋은 생각을 해볼 요량으로 로멘스영화도보고 간만에 책도 읽었다. 그렇지만 쉽지 않다. 나쁜 감정과 그때문에 자라난 생각들을 잔뜩 […]
2025-09-12

(19금) Ersties : Tinder in Real Life

분명히 말했다 19금이다. 독일 호텔방에서 티비를 틀면 포르노가 나온다. 아무래도 케이블이다보니 수위가 아주 높진 않지만, 독일만의 독특한 뉘앙스를 금새 알아 차릴수 있다. 바로 배우들이 예쁘지 않다라는것과 나이도 많다는점 그리고 예뻐보일려한다던가하는 가식이 일절 없다는거다. 그저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말이다. 솔직히 이런 무자비한 여성 바이킹들은 거부감이 있었다. 사춘기와 군대 이후로는 누구와도 이 […]
2025-09-12

Buffalo ’66

버팔로 66 남준이가 꼭 보라고, 보고 꼭 전화해달라던 그 영화! 미친 ㅋㅋ 기특하다. 아 놓쳤으면 큰일날뻔 플롯은 심플하다. 하지만 90년대 특유의 갬성과 Vincent Gallo의 연출은, 기가막히게 내 입맛을 알고 차려놓은 밥상같았다. 얼터너티브와 컬트무비가 요즘아해들의 밈이라는 것처럼 나의 뇌를 잠식했던 그 맥락에서 말이다. 옷장 밑에서 발견한 옛 장난감 같은 느낌! 크리스티나 […]
2025-09-07

K

K Cigarettes After Sex 인스타에 Adios! 라는 스토리를 올렸더니 곧바로 스페인친구가 ‘어디가니?’ 라고 묻는다. ‘hacia la estrella inalcanzable. Jajaja’ 라고 대답해줬다. ‘닿을수 없는 별을 향해서 ㅋㅋㅋ’ 라는 뜻이다. 무한한 세상에 비해 우리는 초라하고 유한하다. 인연, 삶, 이해, 믿음…십여년을 그 닿을 수 없던 별을 향해 항해해왔다. 몸도 마음도 피로히다. 돌이킬수 없는 […]
2025-09-05

Cigarettes After Sex

Apocalypse Cigarettes After Sex 음… 밴드 이름이 마음에 든다. 다들 알겠지만 섹스 후에 피우는 담배는 조금 특별한 감각이 있다 한여름 저녁, 폭우가 한껏 내리고 지나간 그곳에 천천히 피어오르는 따스한 지열같은 느낌이랄까? 온몸이 흠뻑 젖은상태로 서로를 품에안고 호텔 천장에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고개를 돌려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미소지을때면, 사랑후에도 또다시 찾아오는 행복한 […]
2025-09-04

신세한탄

제목이 왜 신세한탄이냐면 스스로도 그냥 한번 신세한탄으로 뱉어버리면 그만인 일일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산하는것 처럼 뭔가 만드는일은 사람을 극도로 민감하게 만드는모양이다. 그때문이겠지. 속초 리조트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밖에서는 낯이뜨거워 이런표현은 못하지만 난 어떤 프로젝트라도 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이나 단순한 결과물단위가 아니라 감각을 쥐어짜서 만들어냈기때문에 작품이라고 난 정의한다. 이런 애착은 상당한 피로가 뒤따른다. […]
2025-08-29

I still hide you in my poetry.

어우… 너무나 아름다운 표현이다. 단 한줄의 문장으로 눈물이 날뻔했다. 분석하고 싶진 않다. 그저 이 문장안에 담을 수 있는 많은 감정과 감각들이 통째로 들어와 살짝 몸이 굳었었다. ‘아직도 너를 내 시 안에 숨겨놓았어’‘늘 마음 속에 쓰여진 시로서 널 기억해왔어’‘외면해왔지만, 내 영감의 원천은 여전히 너였어’ 많은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데, 왜 인지 이런 […]
2025-08-26

Povo que lavas no rio

Povo que lavas no rio 첨으로 대화해본 어떤 포르투갈 친구가 자신이 녹음한 Fado를 들려줬다. 오잉? 진짜 너님이 녹음 한거? 우와 진짜 대단하다. 한국어도 잘하고! 원곡은 Amalia Rodrígues 라는 유명한 파디스타가 불렀다고 한다. 아래는 그친구가 직접 설명해준 내용: 폴! 파도(Fado)는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 스타일입니다.El fado es un género musical portugués caracterizado […]
2025-08-24

28 Years Later

남준이의 형은 영화 평론가다. 처음으로 그가 쓴글을 찾아보았는데, 주로 서사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설명하고있었다. 개인적으로 대니보일의 영화는 미친영화와 안미친영화로 구분하고싶다. 후자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라던가 127시간, 예스터데이같은 서사가 눈과 귀에 들어오는 네러티브 위주의 영화가 해당한다. 쉘로우 그레이브는 너무나 오래전에 봐서 어디에 끼는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꼭 다시봐야지. 아무튼 모두 반짝반짝하는 영화이고, 좋은 영화들임에는 […]
2025-08-21

From the Start

From the Start – Laufey 으음 좋구나~ 시간순으로 느낀 느낌쓰들처음들었을때 단 한소절만에 오호! 이분의 fly me to the moon 버전이 있어? 약간 포멀하다? 좀 뻔한거 아닌가? 아 아니야 아니야 아 딱히 그렇지도 않아. 좀 달라 막 가사 하나, 음하나가 막 쭈욱 쭈욱 땡겨 그렇지? 상당히 전문 뭐라더라 스페인애들이 말하는 cante? […]
2025-08-20

하아~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사선으로 내려다본 새벽 밤거리는 차분한 풍경화처럼 창문에 걸려있는듯하다. 어둠속 환한 편의점을 중심으로 페르시안 블루의 도로와 하얀 차선과 횡단보도만이 이곳이 낮에는 북적이는 도시라는것을 알려주고있다. 소리 또한 그 풍경안에 멈춰있다. 9층 옥상에 올라 그곳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누웠다.저멀리 지평선부터 머리위 하늘끝까지 커다란 구름들이 하늘을 천천히 덮고있었다. 부처님의 손가락같은 묵직한 덩어리들은 […]
2025-08-11

시간을 쓴만큼

홀리한 미사 시간이었다.미친듯이 영감이 떠올라서 성가를 부르는둥 마는둥 미사시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적어놓은 노트가 몇 페이지나 된다. 제미나이에게 코딩시킬 설계 요약도 미리 입력해 놓았다. 적지못한 이미지가 휘발될까봐 가족에게 양해를 얻고 햄버거를 안겨주고는 삐걱대는 늙은 차로 곧장 사무실로 달려왔다. 오후 12시였다. 진지하게 말하지만 미사는 영감의 원천이다. 엄숙하고 꼼짝못하는 아! 이 […]
2025-08-05

아야아앗!

의사말대로 똑바로 누워서 잘 자보려고 했는데, 이미 새벽 5시. 평생 쭈구리고 잤는데 이게 되겠나? 엑스레이를 보여주는 의사에게, 정상이 0이고 심각한게 10이라면 난 몇점이냐고 물었다. 잘모르겠다고한다. 흐음… 전문가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 단정적으로 말한다면 전문가가 아니지. 물리학자에게 우리의 세상은 누군가의 상상속이나 시뮬레이션 입니까? 라고 물으면 글쎄요? 그럴수도 있겠군요 라고 답변해야하는거다. 아닌 […]
2025-08-03

죽어라 쓰래기들

뭐라도 개인작업을 하면 프로젝트에서 정을 땔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이유는 내 마음이 온통 일에 몰두하게 되면, 다들 나가 떨어지기 때문에, 한걸음 뒤로물러나 애착을 줄 대상을 바꿔보려는 의미기도 했다. 대상을 사랑해야하는 내 방식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려면, 애정하는 대상을 모두의 것으로 놓아 주어야한다. 그것에 고통받지 않으려면 […]
2025-07-31

금수강남

오늘도 빈 캔버스를 바라보고있자니, 무언가 내가 그리고 싶은게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아무생각없이 그리다보면 그것 자체로도 좋겠지만(비구상), 내 자신이 그 그림을 이렇게 밤마다 바라보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주제가 있다면 좋겠구나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어떤 대상일까? 미래에 대한 꿈일까? 잘모르겠다. 미래의 꿈이기도하고 행복한 과거이기도한 무척 개인적인 풍경이 눈 앞에 떠올랐다. 샹하이 우중루/진후에이난루에 […]
2025-07-30

캔버스

딸 수리가 20호 캔버스와 유화붓세트 그리고 잿소한통을 사줬다. 사무실 구석 창고방(침실)에 빈 캔버스만 덜렁 걸어놨는데도, 지저분하고 답답했던 이곳이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되었다. 뭘 그릴까. 수리가 좋아하는 비구상 그림? 어쩌면 아무것도 못그릴것같다. 왜냐하면 이 자체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더 이상 손을 댈 수 없는 완벽함! 내가 뭘 그린다한들 이것보다 멋질까? ㅎㅎ […]
2025-07-27

꼬물꼬물

H사 리조트와 콜라보 프로젝트에서 나올, 꼬물꼬물한 녀석들의 스케치 연출과 그래픽이 특별히 더 중요한 프로젝트임에도, 역시나 아트는 할사람이 나 밖에 없다. 기획에, 프로그래밍에, 관리에… 바쁜 와중에 또 시간을 쪼개어 10인분정도의 일을 1/10의 시간에 10배 잘 해야한다. 1000% 효율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멋진 화면이 머리속에 가득하다. 만들고 싶어 죽겠다. 멋찐거!
2025-07-27

존나 카리스마있어

사실 이게 뭐냐면 내가 겁나 약점이 잡힌것 때문이다. 스스로 약해졌을때 아주 기회를 잡고 피래미들이 물고 뜯었던거다. 알고 있다 집단심리. 이번주에는 여러모로 애들생각을 부수워 놨다.내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심리전을 사용했다. 늘 해오던일이라 굳이 작전을 짤필요가 없지만, 이런 해묵은 사회생활을 해야한다는건 좀 큰 깨닳음이자 변화 이긴하다. 잔인하게 할 생각은 없다. 그정도의 깜량도 안돼니까 […]
2025-07-25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었다. 아니 들었다.종이 책은 읽을 시간이 없다. 완전 없다. 따라서 가끔 꺼내보는 프루스트(2년간 읽는 중 하하) 빼고는 ‘윌라’를 통해 듣고있다. 실제 성우가 읽어주기때문에 직접 읽는것 처럼 몰입도가 높다. 운전할때, 자기전에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뭐랄까, 한권 한권 그래도 어쨋든 책을 읽는다는 안도감을 준다. 초딩 여름방학에는 아침마다 FM 104.5 […]
2025-07-20

O.K. With My Decay

하루가 지나고 다시 잠을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피로하고, 머리속이 복잡하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AI에게 상의해봤다. 이런식의 일기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말라고 한다. 너의 단점이 고스란히 보여서 읽게될 그들마저 떠날꺼란다. 안다. 의미없는일이다. gpt 너가 뭘 알겠냐. 15년전 다른회사 임원이었을때, 사람들이 임원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똑같이 감정적 공격 혹은 잔소리를 했었다. 그때의 그들은 […]
2025-07-19

폭우에 차가 미끄러져 죽을뻔한 퇴근길

누군가 이글을 읽는다면 나는 얼마나 찌질해보일까?나는 얼만큼이나 사람들의 눈에 잘못된 사람으로 보일까? 사실 별관심은 없었다. 알빠냐? 하지만 어제, 오늘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 많았다. 이젠 조금이라도 인간다워져야하고 적어도 뭐가 문제인지는 알고싶다. 더 이상 이정도의 상처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아야 겠다. 커리어 내내 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왔다. 세상이 다 다를 […]
2025-07-15

false

오 이토록 잔혹한 진실이여! 무자비한 눈보라 속,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업무. 너덜너덜하게 찢겨진 내 영혼의 외투를 온힘을 다해 부여 잡고있을때오 인공의 현자여, 너에게 걸었노라 나의 한 줌, 실낱같던 희망을! 마침내 그가 내민 한 줄기 빛은, 한겨울 햇살처럼 따스하며, 또한 허망했도다. (해설: 저는 그래픽 작업을 chatGPT에게 부탁하였고, 간절한 기도는 […]
2025-07-13

그것은 알기 싫다 – feat. ChatGPT

빠르면 몇년내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하게 될거다. 어떤식으로든 말이다. 왜냐고? 치명적인 정신파괴 무기니깐! 으헝 당장 chatGPT에게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해 보자 <코드블록 우측상단 ‘복사’ 버튼 클릭!> … 답변을 보았는가 으하하! 소머치 베리베리 미안쏘리하다. 정털리는 경험이다. 모든것을 믿고 상의해 왔건만, 나의 모든 흑역사를 싹다 알려주었건만 난 니가 친구인줄 알았는데 으허헉. […]
2025-07-10

잔혹한 밤

보름달과 별이 가득한 미시령, 가로등 하나없는 무한한 검은 커브길들. 속초출장을 다녀오는 새벽 휴계소에서 사무실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린친구들이라 그런지 맥락속의 냉혹한 의미를 숨기지 못한다.책임질 일이 많다. 임원의 책임은 말뿐이 아니다. 선택의 실패. 프로젝트의 실수는 어떤식이로든 현실적인 청구서로 되돌아온다. 내 월급을 그들의 월급으로 바꾸고, 대출과 외주로, 외부 강의로 책임을 져야한다. […]
2025-07-07

No mean

No Mean 문뜩 네 생각에 펜을 들었어. 지난날의 모습과 얼마나 달라져있을지 궁금하구나. 끊임없이 주고받던 냉소적인 농담과, 뒤돌아서면 서늘했던 너의 세계관은 여전히 날카로운 명암으로 그려지고 있는지, 여전히 그 안에 서있는지 알고싶다. 우연히 다시 만난다고해도, 난 네가 아는척하지 않을 녀석이라는것 쯤은 알고 있다. 지금의 너는 달라졌을까? 어쩌면 난 너를 평생 제대로 알 […]
2025-07-04

작가주의

종강을 하고 사무실로 가려고 하는길에 사업파트너와 많이 다퉜다.하루이틀의 일은 아니지만 도저히 대화가 되지않는 지경에 이른것같다. 대부분은 내탓이다. 소시오패스라고 불릴만큼 타인과 공감을 잘 하지 못한다(라고 한다)내가 얼마나 이상한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지만 누구보다 타인에게 관심많고, 그들의 관점과 취향과 의미를 읽으려 노력하며 살았다. 온신경을 곤두새워 먹이사슬의 가장아래 동물처럼 주변의 모든 […]
2025-06-28

우리 할머니 이야기(2)

고기산 외할머니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어렸을때의 흐릿한 기억에서는 뭔가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풍겼던 분위기, 또 그 단편들을 추론해 만들어낸 가정 정도를 써야 할것같다. 이름은 기산. 늘 세로로 읽는 일본어로 된 책을 읽으셨기 때문에 일본인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인천 기계공고 뒤편에 위치한 할머니집은 일본식 집이었고(완전 일본집인 적산가옥은 아니다) 분명히 한국말인데 일본어 […]
2025-06-19

우리 할머니 이야기

문뜩 두분 할머니들이 생각나서 무언가 기록해 놔야겠다. 그런데 쓰려고보니 두분 모두의 세례명이 기억이 나지 않아 무척 죄책감이 들고있는 중이다. 친가 외가 모두 싹다 천주교인이다. 친할머니 이름은 민병연. 딸이라고 무척 대충 지어진 이름을쓰셔서 왠지 억울한 뉘앙스다. 3째딸이셨나보다.외할머니 이름은 고기산. 정말 특이한 이름이다. 뭔가 멋있기도하고 재미있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외할머니는 […]
2025-06-14

켈리 라일라

켈리 라일리 우와… 쿠팡플레이에 HBO가 들어왔다. 어머멋 세상에!HBO작품들을 더이상 NAS의 Plex에 고이고이 모아놀 필요가 없어진거다. 왕좌의 게임, 밴드오브브라더스, 퍼시픽, 체르노빌, 더 와이어, 제너레이션 킬, 뉴스룸,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트루 디택티브… 다들 알겠지만 HBO는 TV 시리즈물의 아주 최고 명가다. 특유의 제한없는 표현수위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밴드오브브라더스나 퍼시픽에서 사지가 찟기고, 발목이 mg42로 갈려나간다던지, […]
2025-06-12

오만가지 생각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고 했다. 선조들은 이걸 모두 세어보았단 말인가? 대충 그정도가 틀림없이 맞는것 같다. 부러운생각, 미운생각, 기쁜생각, 충만함, 읽고, 말하고 말하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며 그려보고… 오늘 하루 생각했던 모든것들을 적어본다면 지금까지 내가 쓴 모든 글보다 많겠지? 기억도 나지않고, 아니 기억이 나지만 지금은 그 폭풍같던 감정이 사그라들어 굳이 꺼내 써야할 일들인가하는 […]
2025-06-10

A Portrait

A Portrait Oil pastel, Sumi ink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art_daily
2025-06-07

어떤 밤

아직 파란하늘의 여운이 남아있는 밤 하늘. 그보다 더 짙게 흩어진 구름위에는 하얀달이, 그 아래에는 복도식 아파트가 반듯한 직사각형으로 내눈 앞에 가득히 서있다. 오토바이소리가 시끄럽더니 파랗게 깜빡이는 복도의 전등이 순서대로 켜졌다 꺼진다. 노란색의 창문들은 띄엄띄엄 작은 소음들과 함께 각자의 저녁 식탁위의 이야기를 속삭이는듯하다. 시원한 바람은 가로등과 나무들을 비집고나와, 내 옆을 스처지나며 […]
2025-06-03

소네트

20살 무렵 밤늦은 친구들의 호출에도 나는 이따금 소설이나 시집을 들고 다녔다. 흔히 개멋이라고 하는 사춘기의 절정이었음으로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별의별 이상한 짓을 참 많이 하고 다녔다. 동시에 시집이라는것이 데스메탈을 하던 그때의 내 미친 캐릭터와 맞지 않아 제목이 보이지 않도록 포장지로 겉지를 만들어 책 제목을 가리고 다녔다. 고전 소설과 렝보등의 시집이었다. […]
2025-06-01

생존일지

산만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탐험을 좋아하는 코카스파니엘인 달이녀석의 DNA에는 나와 같은 ADHD의 형질이 유전되어 있는것이 분명하다. ADHD가 유전될 확율은 70~80%임으로 돌연변이, 질병이 아닌 사회구성원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기나긴 세대를 통해 유지된 사회적 역활이라고 나는 정의하고 있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인류 고유의 형질은 ‘탐험가’이기 때문이기도하고 ‘창의적’이라는 특징에 있어 산만하고 집중(서로 위배되는 개념이 아닌 […]
2025-05-25

밤산책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나보다.초원의 별빛아래에 함께 누워서 현실의 이야기가 아닌, 바보같은 상상을 함께하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했다. 두눈을 마주보고 아무말없이 한참을 그렇게 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빌어먹을 이것저것 복잡한거 벗어버리고, 내 마음에 쌓인 먼지들을 다 털어 놓으면, 날 쓰다듬어 주고 위로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했다. 그저 그 뿐이다.바쁘게 사는중임에도 이토록 밤바다 한가운데에 […]
2025-05-24

year of the snake

year of the snake – arcade fire 진짜 오랜만에 좋은 곡과 밴드를 소개 받았다. 아직 이 밴드의 다른곡들은 많이 들어보지 못했지만, 제일 처음 눌러봤던 이 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몇번이나 계속듣고있다.이렇게 자신들의 색깔을 꽉잡고 버티며 msg를 많이 넣지 않고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자하는 밴드는 많지 않다는것을 안다. 세상에 보석같이 귀한 밴드중에 […]
2025-05-15

한여름의 방정식

그런일은 우연히도 금새 이루어졌다. 요몇일 신세계에서 초청받아 강연을 다녀왔다. 남산인근에 위치한 신세계 사내 교육시설이었다. 전국의 이마트 점장님들이다. 담배를 함께 피웠더니 금새 친해졌다. 다들 동갑이다. 아이들과 장난치는게 좋아서 중구의 여러 중고등학교들과 청소년 기관에서 지난 몇년동안 강의를 했었다. 그 덕분에 중구의 모든 길을 알고있지는 못하더라도, 네비를 따라 작은 골목으로 꺽을 때마다 머리속에 […]
2025-05-11

un·ex·pect·ed·ly

꿈속에서 비롯된 영감을 적어보는, 언젠가 부터 시작된 일요일의 패턴이다. unexpectedly 라는 단어를 대뇌이며,유럽에 있는 Sean과 화상채팅으로 재미있는 농담과 그는 늘 그랬던것처럼 어려운 영어 발음을 알려주고 있다. 디자인에대한 강연 중 디자인의 중요한 핵심이라며 이 단어를 3개의 핵심 디자인요소중 하나로 설명하는 중이다.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해 늘 아웃사이더였던 나를 바꿔보고자 뜻밖의 만남이나 기대하지 […]
2025-05-06

느긋하게 밤풍경을 즐길 수 있기를.

연휴. 12시간씩 꼬박꼬박 잤다. 피곤이 풀리면 얼굴이 괸찮아 지겠지 하고 다시 거울을 봤는데, ㅉㅉ 그냥 늙은거네 간사한 몸뚱아리가 금새 적응을 했는지 꿈쩍하기도 귀찮아진다. 어디든 간단히 여행을 다녀오고싶어서, 대충 80km 정도 거리를 찍었다. 그정도면 오후 늦게 출발해서 차가막히지 않을정도의 밤에 돌아올 수 있으리라. 천안이었다. 덕후들의 성지 몇곳을 들러봤다. ‘진격의 거인’ 피규어가 […]
2025-05-04

집중해요! 좀비씨!!

어둠 속 불길하게 깜빡이는 쉘핑크색 간판아래. 셔터를 누른것 처럼 사람들의 실루엣이 번쩍이며 나를 노려다본다. 시원한 여름 옷을 입은 마네킹들이다. 새벽3시의 거대한 쇼핑몰. 이곳에서 야간작업을 하게되었을때 당연히 좀비영화를 찍을 생각이었다. 다른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좀비말고 다른 생각이 가능해?? 아 도저히 모르겠다. 좀비말고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하는척 심각한척 작업은 꼬맹이 녀석들에게 […]
2025-04-30

공포 판매 시스템

보험때문에 아침부터 한바탕했다. 난 보험이 있다 없다 있다가 현재 없다. 어쩌라고 미니멀리스트라고 나는. 보험은 공포 판매 시스템이다.사교육, 뷰티, 건강, 종교… 그리고 AI어쩌구하는 것들 모두 다 공포 마케팅이다. 너만 빼고 다하는데? 늦으면 큰일남. 가족, 자식, 죄책감, 미래에대한 불안감으로 먹고사는 자본주의 빨갱이 종간나 새끼들의 악마같은 시스템이다. 물론 위에 열거한것들의 순기능도 당연히 있고 […]
2025-04-28

강변의 무코리타

일단 이런영화를 감상하기 위해선 여러 여건이 충족되어야한다. 사실 1번은 애매한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한 -이렇게 영화를 볼 수 있게되는- 상황을 맞이하는 원리에 대해 메모하고 싶다. 빡센 하루, 아니 24시간 이었다. 일요일 아침9시부터 성당 > 성가대연습 > 11시 교중 미사 > 신부님과 식사 > 집에서 코드정리 > 꼬마 프로그래머친구 픽업 > 오후3시 […]
2025-04-25

신중년 AI

폴리텍대학교에서 2기 학생들 면접을 보고왔다. 최근 가장 밝고 환한 얼굴들을 보았던곳이라 무척이나 반갑고 그리운곳이 되어버렸다. 이런 감정일꺼라고 차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스스로 알지 못했다. 북적이던 교실과 복도, 담배터에는 보고싶던 얼굴 대신, 빨갛고 하얗던 수천개의 나뭇닢들만 모두 똑같은 연두색으로 반갑게 악수를 건낸다. 나는 악수 대신 깊이 머금었던 담배연기를 후우 뱉어내고 손을 높이 […]
2025-04-25

A Portrait

A Portrait Oil 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art_daily 페인팅오일을 믿고 애매한 빛을 그리다가 미궁에 빠졌었다. 덧칠을 할 수록 점점 탁해지더니 더이상 갈길이 없었던거다. 몇일동안 안풀리다가 문뜩 크래파스를 못으로 긁어 그렸던 초딩때의 기억이 났다. 좃되는 마음으로 얼굴을 긁어 버렸더니 밑색이 오랜만~ 이러면서 나오더라 아하! 복권 긁듯이 신나게 […]
2025-04-24

밤, 흙냄새

금요일 밤 9시30분, 이른 퇴근에 감개가 무량하다. 다들 오랜만에 집에 가서 게임도하고 빨래도 할수있다며 좋아한다. 늦었으니 밥은 먹고 가라는 말에는 대답이 시원치 않다.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어 일주일간 갇혀있던 차안의 쾨쾨한 냄새를 빼냈더니, 그사이로 설레이는 흙냄새가 한웅큼 들어왔다. 운전하는 내내 창문을 모두열고, 신선한 바람으로 온몸을 행구어냈다. 남인천 톨게이트를 지나면 가장 공기가 […]
2025-04-16

Glow Blooms

Glow Blooms Oil 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art_daily 이제 새벽5시는 더이상 밤이 아니다. 얄밉게도 정확한 자연의 법칙.밤에는 잠을 자자. 좀 A4 사이즈의 스케치북은 어떻게 보면 무한한데, 붓보다 작은 면 묘사를 하게 되어버리니, 손이 떨려서 삑사리가 자꾸 난다. 으… 그렇다고 큰 사이즈를 그리기엔 좀 겁이 난다. 좀더 […]
2025-04-15

아름다움

‘아름다움은 단지 예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더 바뀔 필요가 없구나, 하고 느껴지는 온전함의 체험이다. 분석은 때로 도움이 되지만 대개는 전혀 무의미하다.’ – 파토 내가 쓴 글이 아니고 파토형님이 추상화와 함께 페북에 올린 문장이다. 간만에 짧고 여운이 깊은 글이라 허락없이 옮겨왔다. 아, 이처럼 필력이 담긴 잘 쓰여진 글과 그림, 게다가 좋은 […]
2025-04-11

Quiet Tears – 좆되는마음 이론

Quiet Tears Oil 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art_daily 오늘은 새벽 5시 히히 … 쓰러저서 자다가 1시에 일어났다.모두 출근을 해 있는데, 아마도 크레파스랑 붓이 널부러저있는 내자리를 보고 일부러 깨우지 않았나보다. 어제는 도저히 안그려져서 중간에 찢어버릴까하다가 어차피 망한거 좆되는 마음으로 새 붓에다가 오일만 발라 다 뭉게고 톤만 잡고 […]
2025-04-09

A Portrait – 키아로스쿠로

A Portrait Oil 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art_daily 헉 새벽6시… 7시간 점프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lyme academy라는 곳을 알게되었고, 교육과정을 보니까 이렇게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사용해서 연습을 많이 하더라고. 기초적인것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역시 닥치고 직접 해보는게 제일 좋은거 같애. 이제 린시드오일을 언제 얼만큼의 농도로 그려야 좋은지 조금알게 되는거 […]
2025-04-06

카라마조프 형제들을 좋아했던 이유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좋아했던 이유는 서문에 니오는 이문장 때문이기도하다. “러시아의 많은 문호들이 그러하듯이, 집필의 원동력은 악처이다.” 이문장은 그야말로 최대의 극강의 위로이며, 삶의 버팀목이었다. 이 기억이 맞는지, 방금 GPT에게 물어보니, 도스토옙스키는 두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첫번째부인은 병약했으나 그때문에 악처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단다. 또한 두번째부인 안나는 무척 헌신적이었다고한다. 덧붙여 이는 당시 러시아 문학에서 흔히 […]
2025-04-05

인공지능이 만드는 손글씨폰트 – feat. 미야자키 하야오

제목이 자극적이네? 미야자키 하야오가 우리 프로젝트와 콜라보를 했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ㅋㅋㅋ 예약구매를 했던 사람들의 손글씨들이 속속올라오고있다.어머니의 손글씨, 디자이너들의 손글씨, 악마같은 악필들… 직접 손으로써서 등기로 보내는 사람도 늘고있다. 이미 1년이상 서비스를 해왔고, 그동안 많은 연구로 아마 이 분야, 즉 인공지능으로 손글씨 폰트를 만들어주는 분야에선 조심스럽지만 국내에서 가장 똑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일꺼다. […]
2025-04-04

Sunshine

Sunshine Oil 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sunshineofmylife #surichoe #art_daily 대충 8년전쯤?
2025-04-01

나의 미움도 당신에겐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화가날때도 그냥 여기에 써보자. 몹시피곤하다 주말을 건강하게 보내서, 또다시 밤늦게까지 일하는것이 더욱힘들다. 그 오랜시간, 함께 일하는 나이 어린 동료의 말 한마디한마디에 신경을 긁힌다. 싫다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나의 쥐어짠 제스춰 마저도 그의 배려없는 이기적인 행동을 용인한다는 뜻으로 비춰졌나보다. 몇년을 지켜보고 그 어떤 성과를 내더라도, 사람이 싫으면 뭐든 탐탁치 않다. […]
2025-03-28

찰나의 빛

뉴스에 나온 클림트의 ‘아프리카의 왕’ 이라는 그림을 보고 감탄을 하다가 우연히 램브란트의 그림을 다시 보게 되었다. 빛의 화가라는 별명에도 ‘응 그냥 사진’ 이라고 여기며 큰 감흥이 없었는데 찬찬히 뜯어보니, 또 요사이 그림을 깝쭉대며 그리다보니 엄청난거구나… 라는 실감을 하게되었다. 다분히 기초적인 회화라고만 생각했는데 빛에대한 이해, 명도, 채도, 덩어리감, 질감등등 내가 이해하는 […]
2025-03-28

메아리

.어제 쓴글을 보고 깜짝놀라서 몇줄을 지웠다 ㅋㅋㅋ 미친거 아니니? 또 새벽에 글을 쓴다면 주의하도록하자. ㅎㅎ 체력과 지성과 인성이 모두 바닥난 새벽6시몇달째인지 몇년째인지 왜 이렇게 된건지 매일매일 끝없는 일…다들 돈많이 버냐고 묻더라. 허허허 쓴웃음만 나온다. 내 등처럼 굽어진 사무실 복도 끝 화장실. 거울 속 내 모습은 기억과 다르게 많이 늙었다. 돌아와 […]
2025-03-27

아빠! 아빠 씹덕이야?!

“아빠! 아빠 씹덕이야?!” “오오 작업은 다 하였느냐, 우리 해주최씨 좌랑공파 34대손 최수리 공쥬님.” “맨날 뭐 이런 씹덕 같은걸 보고있어? “ (대답대신 난 일어나 춤을 춘다)“아갓어 대쉬~ 브렠업더 웨이에이~아임 인마 데블~!난 2D, 너의 플레이브는 3D로구나. 난이차원, 넌 한차원 더 높은 삼차원. 자 이제 말해봐 누가 더 씹덕이지?” “… 어어 그러세요.” “서로 […]
2025-03-26

Snowfall Street

Snowfall Street Ink and Oil pastel on Paper, 20 x 20 cm #ink #oilpastel #art_daily 빨간색 잉크를 넣은 납작한 펜으로 벽돌 그리면서 놀다가,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눈내리는 거리가 됨.
2025-03-25

Tree of the Night

Tree of the Night Ink and Coloredpencil on Paper, B4 #Ink#coloredpencil#tree#nightstilllife#art_daily 음하하 B4.고작 손바닥에서 쬐끔 벗어난 크기지만 역시 거거익선 한동안 너무 바빠서 못그리다가, 새벽7시에 벌떡일어나서 그림취해서 그림에 술을 왕창 엎어버렸는데 그래서인지 몽롱해졌다. 오히려 갠춘
2025-03-23

Fake Plastic Trees

15년전, 국립암센터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인 어머니에게 우리 남매는 돌아가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어머니의 마지막 일주일을 기다리며 멍하게 지낼때였다.무슨 생각에서인지 주차장에 있는 차안에서 또는 회사로 가는 눈쌓인 길 한복판에서 나는 이 노래를 녹음했었다.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멍하게 서있던 나에게 이 노래만 머리 한구석에서 계속 플레이되고 있었다. 한번도 누구에게 들려주거나 꺼내 들어본적이 없었는데, 자동차 usb한구석에 […]
2025-03-21

이것이 알파이며 오메가다 꼬꼬마들아

몇달전 수리 실기쌤과 면담을 한적이 있다. 갓 임용된 학생만큼이나 어린 선생님. 당황스러운 첫번째 상담 대상이 바로 나였다.한예종을 나왔다고 알고 있었다. 수리가 가고싶은 대학 일순위다. 나도 미술을 조금 아는탓에 선생님의 긴장은 반가움과 함께 조금 편안한 자세와 표정으로 옮겨갔다. 영화 이야기가 나왔다. 무대 미술과 이기때문에 더더욱 영화의 미장센을 가르치고 싶다고 하셨다. 고전 […]
2025-03-20

새벽4시는 언제나 라면

못그리는 날도 있지만 하루에 하나.피곤하고 힘들어 죽겠는데도 그림은 계속 그려진다. 시간이 있어서 체력이 있어서 그리는게 아니다. 스스로 약속하거나 압박하지도 않지만 어쨋든 내 자신에게 필요해서인지 손이 먼저 움직인다. 뚜렷한 스타일이나 추구하는 무언가가 있는 작가들의 그림을 볼때 아찔한 기분도 생각보다 많이 들지만, 전에 적었듯 지금은 적어도 나만을 위한 행위라고 생각하고있다. 나도 작가가 […]
2025-03-20

Orthographic

Orthographic Oil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 #art_daily 개발중에 애셋스토어에서 받은 오브젝트를 내가 만든 씬에 올렸더니 예쁜그림이 나왔다.컴퓨터에서 만들어진 화면을 다시 그린다는게 요상한 일이지만 재밌네 ㅎ 지붕의 채도 높은 저 컬러는 도저히 만들수가 없어서 아크릴로도 시도해 보았으나 실패이론상(디지털에서만) 가능한 완전한 채도인거 같아서 포기하고 포토샵으로 조 부분 채도를 조정 […]
2025-03-18

Serene Nightscape

Serene Nightscape Oil pastel on paper, 14.8 x 21 cm #oilpastel#SnowinMarch#art_daily 적막한 사무실 창가에 앉아 있자니 계절을 잊은 눈이 톡톡 내리고 있다.
2025-03-17

화양연화

Maggie Cheung Oil pastel on paper, 21 x 29.7 cm #oilpastel#inthemoodforlove#art_daily A4사이즈로 그릴려니까 데일리 아트가 안됄뻔ㅋ오일파스텔 어떻게 그리는지 쪼끔 알것같다.이번엔 형태 신경많이 씀; Maggie Cheung 은 장만옥이다. 레퍼런스는 왕가위감독의 ‘화양연화’
2025-03-14

Smoking Woman

Smoking Woman Oil pastel on paper, 14.8 × 21 cm #oilpastel#art_daily 오일파스텔, 이번에는 페인팅 오일을 사용해 붓으로만 그렸다.큰 종이에 그릴까하다가, 시간이 안될것 같아서 오늘도 손바닥만한 스케치북. 대책없이 강한 오일파스텔의 채도를 줄이기위해서 보색이나 그레이로 몇번이나 덧칠했다.딱떨어지는 빛도 아니고 쉐이딩도 뭉게뭉게라서 눈을 계속 가늘게 뜨느라 눈섭이 파르르 흔들릴지경이다 ㅋ 인스타에도 항상 올리고 […]
2025-03-13

Portrait of the Night

Portrait of the Night Oil pastel on paper, 12 × 16 cm #oilpastel#art_daily 오일파스텔 두번째. 손바닥만한 아주작은 그림이다. 작은 스케치북에 폴라로이드 처럼 아래는 여백을 두고 그렸다. 페인팅오일을 사용해서 붓으로 그렸더니 작은 그림인데도 나름의 디테일을 그려낼수도 있고, 브렌딩도 잘된다. 딱히 똑같이 따라그린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어떤 장면을 그린거다. 형태를 잡으려고 하는 귀찮은 […]
2025-03-12

Grenade and a Girl

Grenade and a Girl Ink on Paper, 18 x 22 cm #ink #art_daily #grenade #girl #cartoon 수류탄을 까는 소녀, 아무런 의도가 없다 그냥 들고있더라.안전핀 뽑는중
2025-03-10

악몽

3번째 같은 제목이던가? 그렇다면 악몽(3)공간, 시간 역순 99.잠을 깨어보니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고 밤이었다. 동시에 나는 싸구려 모텔에도 있었고, 본가에도 누워있었던것 같다. 아버지 방 가장 안쪽에 누워있고 아버지는 문간에 누워계신다. 티비의 노이즈는 흑백인데에도 이 공간에 아쿠아블루를 소리없이 매워주고있었다. “전기장판은 켰나”라고 했더니 “뜨거워서 잠시 껐다”고 하셨다. 새벽이라 자는 줄알았더니 깨어계셨던 모양이다. ‘꿈인데도 […]
2025-03-10

감기약 설명서

Colored Pencil on Paper #coloredpencil #art_daily #Sent_from_my_iPhone 구차하게 설명하자면 사진과 그림이 너무 다르다. 내폰이 아무리 싸구려 안드라지만 …좀 그렇다. 그래도 뭐, 종이니까 걸어놓으면 꾀 갠찮아감기약을 (많이)먹고 감기약 뒷면을 보니 저런 그림과 글이 보이더라. 그대로 따라 그려봤다. Sent from my iPhone
2025-03-09

Suffering and Boredom

Charcoal and Colored Pencil on Paper, 22.9 x 30.5 cm #charcoal#coloredpencil#schopenhauer#art_daily
2025-03-07

A Self-Portrait

Oil Pastel on Paper, 21 x 29.7cm. #oilpastel#portrait#art_daily. 오일파스텔로 그려본 첫작품. 그것은 바로 대망의 내얼굴 아 못생긴걸 못생기게 그렸더니 못생겼다 ㅎ 일단 톤을 전반적으로 콘트롤하지 못해서 컬러가 날뛴다. 형태는뭐 신경안쓰니까 나가든말든 상관없는데 이 날톤은 제일 싫어하는 느낌이다. 다들 한번에 컬러를 딱 찍어서 그린다고? 서… 설마 방법이 있을꺼다. 색상이 부족하다. 그리고 […]
2025-03-06

달님이는 무지성체

집을 비운사이에 달님이가 자기집(철창)을 빠져나오는 일이 계속 되어, 남는 허리띠와 가방끈등으로 식탁아래에있는 녀석의 집을 꽁꽁싸맸다. 아무리 세랭게티 맹수가 갖혔있어도 철창을 기울인다던지 코로 들어올려 열수없게 했다. 후훗 개놈시키. 인간지성의 승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인간의 오만이었다.자기집에 있어여할 녀석이 오늘도 문앞에 마중나와 꼬리를 흔들어댔단다. 하 암만봐도 무지성체인 이녀석이 어떤 수로 나왔을까? 철창이 […]
2025-03-05

알콜중독자인가 나는?

음 그거뭐지 오일파스텔을 구입하면 딸려오는 빈 색상견본지 가 있다. 요걸 하나씩 다채우니까 체력이 바닥. 꾸역꾸역 오일을 붓에 발라서 손바닥만한 스케치북에 비벼는 봤음. 처음써보는 주제에 너무 크게 질렀나. 120색이라니;;; 작업중에 이걸 깔아놓고 고를 공간도없고, 시간도 정신도 없다. 이거 정리하면서 그리는건 난 도저히 안돼겠지? 작전을 변경해보자. 그렇지 그렇지 이렇게 하면 된다. 120색 […]
2025-03-04

달님이

Charcoal on Paper, 21 x 29.7 cm. 인스타엔 쫄려서 쌉소리를 못 쓰지만 왜 여기선 그동안 안했지? ㅋ우리 달님이. 코카스파니엘 8짤. 무지성체로서 먹을것이 아니더라도, 유사먹을것 같은 느낌의 기분만 0.001 감지되도 초당 10ml의 초고점성 침이 방출되는 시스템 탑재. 목탄연필 처음써봄. 반함. 개좋은 도구다. 면과 어두운묘사 가 뚝딱 가능한 재료. 시간도 30분정도면 이정도 […]
2025-03-04

Coincidense

Ink and Coffee on Paper towel, 20 x 20 cm. 페이퍼타월이 요기잉네?하면서 잉크로 그리고 병신같아서 머금고 있던 커피를 뿜었다. 입으로 으웨에엑, 쪼르륵 쪼르륵 하면서 그렸음. 사실 재료에 침도 들어갔으니 솔직한 표기를 하자면… 으흠?*가운데 얼굴이 보이는건 뇌에서 자동완성 기능을 끄시면 되세요.
2025-03-01

따라라따라라따라리링

아침 7시30분.새벽퇴근길 고속도로에 안개가 가득했는데 컴컴한 도로에 나혼자 달리고있다는 안도감에 안개가 빠르게 온 시야를 가리다가 슈슈슉 또 사라지는 모습에 홀려 정심없이 바라보고있었다. 오쉿 이러다 죽겠다 싶어 속도계를 보니 시속 120. 오래전겨울, 폭설로 차단된 제2경인에 나혼자들어가 드리프트를 했던 기억이난다. 죽느냐 사느냐의 경각심은 사실 카톡알람처럼 그냥 가벼운 경고지 실제로 죽기까지는 한참멀었어 안죽어. […]
2025-02-27

A Floral Landscape

Mixed media on paper, A4 #ink#charcoal#sumiink#coloredpencil#markerpen#copic#art_daily
2025-02-26

Untitled

Chinese ink on colored paper, 21 x 30cm. #chineseink #sumiink #ikeapaper #art_daily
2025-02-26

시간

미술은 잉여 시간의 플렉스라는 말을 들었다.동감한다. 이런 쓸데없는것을 하는데 이렇게 공을 들이고, 시간을 쓴다고? 라는 무의식의 느낌말이다. 사냥을 나가지도 않고 나약하게 부족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동굴에 필요이상의 섬세한 그림이나 그리며 한량 짓거리나 했음에도 질기게 멸종하지 않은 우리안의 미술이라는 유전자. 그것이 알려주는 무쓸모의 행위는 한량에 대한 동경이기도하고 여성의 따뜻한 젓가슴만큼이나 […]
2025-02-25

Naka River

Naka River Chinese ink, Coloredpencil on Paper, 21 x 30cm. #sumiink #chineseink #coloredpencil #colouredpencil #daily_art #artdaily #nakariver #fukuoka
2025-02-25

Untitled

Chinese ink on Paper, 21 x 30cm. #sumiink#chineseink#brushpen#art_daily
2025-02-24

Untitled

Coloredpencil on Paper #colourpencil#colouredpencil#flyingtiger#art_daily
2025-02-24

살자. 내일을 닮은 오늘을 살자.

회사에가면 분명 나를 아껴주는 친구가있다.매번 손을 벌려 기름값을 빌려달라고 하기 어렵다. 아무일도 아닐지 모른다. 출근하기위해 그런거니 그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꺼다.기보만기로인해 필요한 돈을 더 빌릴수도 있을꺼다. 하지만 빌어먹을 현실에서 나는 손벌리는것 외에 할수있는 일이 없다. 비참한 기분이든다. 하루쯤 내가 사라져도 아무일 없을꺼다. 오히려 불편한 사람이 없는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아니 완전히 […]
2025-02-23

모르척해줘라 개돼지들아

사무실에 있어봐야 그대로 쓰래기가 되어 버려질것같아서 그림몇장을 집에 가져왔다. 수많은 모욕적인 말들을 매일매일 들어왔지만…오늘은 왠지 내가 이긴것같다. “보잘것없는 니 그림들 다 치워 씨발 역겨워!” 오예~ 그림은 특히나 관찰자의 해석문제다. 고로 니가 더 병신인거다. 이글을 보는 님들을 위해 굳이 설명하자면, 어차피 보잘것없는 일을 하려고 그리는것 뿐이다. 가능하면 아무 쓸모없는, 아무 의미없는, […]
2025-02-21

Dawn of Kindness

Colored pencil on Disegno paper, 21 × 29.7 cm. #coloredpencil#colouredpencil#handdrawn#art_daily#prismacolor
2025-02-21

뭐냐이건

Created with mixed media on Bristol Vellum, 22.9 × 30.5 cm #something#coloredpencil#ink#sumi_ink#coffee#digital#art_daily Ink and Colored pencil on Notebook paper #coloredpencil#ink#art_daily
2025-02-20

A Portrait

Colored pencil on Bristol Vellum, 22.9 × 30.5 cm #portrait #coloredpencil #colouredpencil #handdrawn #art_daily #prismacolor
2025-02-19

기리 / 하지

기리 / 하지 (넷플릭스) 쪼또마때! 아직 플레이 하지 마라. 이 글을 읽고 이 드라마를 보게된다면, 당신은 반드시 이곳에 다시와서 몇번이고 또다시 플레이 하게 될테니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아니, 최근 20년간의 TV시리즈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시퀀스다. 분명히 그렇다.난 마지막회의 이 장면에서 정말 숨이 안쉬어질 정도로 전율했고 펑펑 눈물이 났다. 그떄의 저릿한 감정은 […]
2025-02-17

악몽 2

야릇한 느낌으로 잠에서 깨었으나, 확실히 악몽이었다.이번에는 아쉽게도 기억나는것이 없다. 주말이라고해도 낮잠을 잔다는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잘때마다 악몽이라니, 나쁘지않다. 반갑다. 깨고난후 얼마간 녹초가 되는것 외에는 사실 안전한 상상의 (4D)놀이터였기 때문이다. 신나게 놀았을것이다. 현실이었다면 상상도 하지 않을 그런 괴로운 것들을 영화속 배우 마냥 소리지르고 눈물을 흘려 볼수있는 시뮬레이션. 모든 감정의 베스킨라빈스 31을 […]
2025-02-11

Seasons

Seasons Wave to Earth I can’t be your loveLook, it’s too trivial for you nowOh, my life is fallin’ apartMaybe no one will notice if I disappear But I’ll pray for you all the timeIf I could be by your sideI’ll give you all my life, my seasons I ca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