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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15년지기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동물의 생명이든 사람의 목숨이든 나에게 있어 대상의 존재란 내가 이해하는 세상의 범위이며 개념이다. 따라서 죽음이란 사라져 없어지는것이 아니라 가슴에 담아 함께한다라는 말은 참이다.

세상에서 만났던 그 15년

콩이를 떠올리는것은 동시에 내 삶의 그만큼을 애달프게 바라보게 한다. 죽음을 슬퍼하기보다는 오랜시간 함께 서로를 기록해줬던 만큼 콩이를 비롯해 세상을 떠난 이들의 눈에 비추어진 내 삶을 떠올리게 된다.

이제 콩이는 기억과 다짐으로 내 일부분이 되었고 또한 들숨과 날숨사이에서 만날수있는 물리적 세상의 일부분이 되었다. 떠난 모든 생명과 같이 현상으로서 빚어졌다가 다시 다른 현상으로 흘러 변한것이다.

모든 삶과 죽음은 변주 이며, 현상이다.

99번 기도하며 깊게 깊게 파보자고 약속한 콩이를 위한곡을 오늘 완성했다. ‘왜 네가 클래식을 좋아했냐면 세상과 너와 나를 닮아서야 콩아, 수다쟁이 오케스트라 음표들이 서로 떠들고 울고 웃는게 세상과 닮아서야. 사람들과 세상을 너무 사랑했기때문에 네가 클래식을 좋아했던 걸꺼야. 그러니까 널 닮은 이 음악을 완성할꺼야.’ 콩이와 약속을 지킨것 같다. 이제서야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콩이보다는 훨씬 못생긴 음악이지만 운전하는 내내 스스로 만든곡을 들으며 한참을 울었다…

그러니 후회없이 미련없이 음악처럼 모든것의 세상, 세상의 모든것이 되거라 콩아. 다시 그곳에서 만날땐 제일 먼저 꼬리치며 반갑게 마중하거라.

필연이니 또 보자. 사랑하는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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