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무지개

태양빛은 달 먼지에 반사되어 나에게 곧장 달려오다가
여름밤 피어오르는 구름과 구름같은 습기에 무지개 빛으로 부숴져 쏟아졌다. 끝과 끝이 만난 완벽한 원형의 무지개.

오늘
아픈일과 축하할 일 그리고, 점점 흐릿해지는 지난 꿈의 의미는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서 나의 시간을 관통해 지나갔다.

무지개란 태양이 누구인지 무엇으로 이루어진 존재인지 알려주는 일종의 사진이라면

생존에 쓰일 약간의 돈과 내 동생의 건강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또렷한 음악과 좋은 감상의 풍경들.

그것은 진솔한 오늘의 내 사진이다.
나를 이루고 있는 원소는 말그대로 내 안에 있는 원소뿐.
다른 의미를 찾아보려던 나머지것들은 내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의미없는 시간낭비. 그뿐이다.

내 무지개는 먼지에 반사되어도, 구름에 흩뿌려져도 나를 투영할테니 혹여 신화나 감상에서 의미를 찾아 본다하여도 나는 진실하게 실재하는 나의 모습을 바로 보아야 한다.

진실이, 과학이 무엇보다 아름다운 이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