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고 우중충하네…
기묘한 하루하루가 스처지나고 있다. 유한대학교에서 멘토링(?)을 요청해서 학생들에게 덕담 한마디하고, 어제밤새 작업한 그래픽결과물에대한 비용을 받기로 했다. 아 얼마나 다행인가! 당장에 끝날것같던 좋아하는 드라마가 한편 더 연장된 기분이다. 비교적 느긋하고 너그러운 표정으로 잠시 교정을 걸어봤다. 싸늘해진 공기 사이로 햇살이 어떻게든 나에게 비집고 들어와주었다. 늘 궁금했던 오후의 나른함, 느릿한 시간이다.
내앞을 지나가는 초등학생의 손에는 커다란 초콜릿이 들려있다. “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면서 와작와작 맛있게 먹는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각각 처음보는 표정으로, 처음듣는 목소리로 저마다의 시간을 누리고있다. 멈춘듯 느릿한 오후의 햇살 아래에 나도 그들과 함께 있다.
운전하면서 내 뺨을 몇번이나 쌔게 때렸다. 그늘이나 공포의 냄새가 나면 사람들은 금새 눈치채고 멀리한다. 특히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해야한다면 어떻게든 쓸모있고 자신있게 보여야하더라. 스스로 바짝 긴장시켜 정상인으로 아니, 진심으로 그렇게 되려고 하고 있다.
교수님들의 주식이나 부모의 유산, 몇십억 아파트같은 대화에서도 내가 가진 무형의 자산이 더 부자라고 믿었기에 언제나 함께 웃고 떠들수있었다. 뺨을 쌔게 때린 보람이 있었다.
별것 없다. 오후의 풍경,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나 또한 같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