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11.2
평생을 사진과 카메라에 매료되어 사셨던 아버지의 집에는 아직 인화되지 않은 사진부터 낡아서 부숴질것 같은 앨범까지 서재에 가득하다.
대부분의 피사체는 어린 우리 세남매인줄 알고있었지만, 무거운 앨범을 먼지 묻은 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젊고 빛나는 엄마의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9년을 연예 하시고 결혼하셨다.
카메라를 바라보는 어머니 눈빛과, 뷰포트 속의 감정이 전달되어 좀 오글오글 거린다 ㅎㅎ
낭만의 60~70년대.
그안에서 좋다고 방실방실대는 꼬꼬마들이 울엄빠다.
시간을 각인하는 기계를 통해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빛나는 시절을 엿볼수있다니, 역시 남는건 사진 뿐인건가.
색색대며 가뿐숨을 내쉬면서도 사진이야기에는 언제나 눈이 빛나는 아버지.
말없이 무뚝뚝하게 셔터만 누르시던 아버지는 어쩌면 누구보다 그 행복한 순간을 소중하게 대했던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많은 앨범과, 사진을 보며 미소짓는 아버지의 얼굴이 그것을 증명하는듯 하다.

어머니는 경기도 대표 펜싱 선수였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같다. 신기하게도 펜싱선수와 카메라맨이라는 세계관과 캐릭터들의 성격이 비슷하다.
순간.
어머니는 순리라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