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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6

부모님이 주셨던 가장 감사한 것 중에 하나는 시골에 대한 정서적 유산이다.
자연 이라는 감성적 무한의 공간은 언제나 나를 들뜨고 설래이게 했다.

가을 숲속 오솔길의 적막한 바람이라던가,
고추밭 사이로 피어오르던 여름 열기,
무수히 반짝이던 나뭇닢의 시원한 춤사위 같은것.

늘 새롭고 즐거운 기분, 예측 할 수 없는 경험들.

방학이 끝나갈 무렵, 문뜩 어른이 되어 동심이 사라질 날을 상상해보았다.

세상에 대한 이 무수한 호기심과 즐거움들이 서서히 사라진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
생각만해도, 이 끝나가는 방학만큼이나 몸서리처지게 허무하고 불행하게 느껴졌었다.

어른이 되어, 세상이 익숙해지고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것.
지금도 그것이 가장 두려운 일 인것 같다.

어른이되어서 혹시 그렇게 되더라도 안타깝게 생각치 말아라 하며, 동심이라는 시한부 단어를 만들었을까?
아련한 그날의 추억, 그것이 그 토록 돌아가고픈 대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에도 늘 우리에게 주어져 왔던,
무한히 새로운 세상.

그 모든것을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촘촘한 거미줄같은 그것.

 

감각.

 

그것이 늘 안타깝게 돌아가고픈 우리의 동심. 아름다움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늙어간다 생존해야 한다 책임감과 대출이자 일찍 자야한다 아버지에게 전화도 못드렸다
콩이는 아픈데 출장가면 관세어떻하지 좋은곡을 만들수있을까 월급날 잔고가 얼마나 있을까

두려움과 걱정의 파편들만 거미줄에 잔뜩 걸려있다.

 

방학동안 더 재미있게 놀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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