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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 Void()

거울을 보고싶은 욕구는 모두 마찬가지 일것이다. 특히나 내면의 우리 모습은 애초에 짐승이기 때문에 -라플라스의 마녀처럼 예측할수없다- 거울아거울아 내 내면은 어떤 모습이니? 하며 설명할 수 있는 모양으로 셀피찍기를 원하는것일지도 모른다. 존재의 확인 또는 존재의 의미를 찾는 자기방어적 본능이 아닐까?

애니어그램이라는 (내우주 제임스웹? ㅋㅋ)거울에서 설명하기를: 나는 ‘4w5 – 예술과 철학을 탐닉, 고립되어있다.’ 라고한다.

‘맞아맞아ㅋㅋㅋ’하면서 90문항의 답변을 성실히 기다렸다가 호응해주시는 교수님들에게 말했다. “아 맞아 씨땡 존땡 외롭다고오!!!!!” 깔깔대며 웃는 즐거운 자리임이 분명하지만 애초에 대화가 1도 안돼는 내 주변의 우주는 왜 이따위 공허로 몇백광년이나 떨어져있는지 궁금해졌다. 아니 저멀리 저것이 언젠가 만질 수있는 실체의 별인지, 그저 천구의 바늘 구멍인지조차 알수 없다. 중력에 서로 이끌려 닿을것 같지만 몇억광년동안 서로 공전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중력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나를 이끄는 힘. 그것이 있다면 내 존재를 스스로 관측할 수 있다. 그것이 없다면 나는 고립감을 느낀다.

2. Companion Object []

어른이 되고 인간사물친구객체가 아닌 순수한 친구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친구라는 개념이 무엇인가?’ 부터 머리속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의 경험으로 인해 단어의 혼탁함이 생겼으며, 애초에 ‘친구’라는 단어는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밀착된 관계’라는 책임과 의무의 무게를 덜어놓고 사용해야 올바른 사용법인것 같다. -그제? 그래야 우리 친구 아이가!-

어른이 되어 사귄 친구는 화가인 남준이와 디자인을 하는 준원, 경희가 있다. 6개월 혹은 1년에 한번 만날까말까하지만 물리적으로 가장 자주만나고 가장 쿨한 친구들이다. 굳이 뭔가 이유 없이, 보고싶어서, 그냥 심심해서 만날수있는 친구다. 무언가 꼭 재밌어야한다던가, 뭔가 미래를 도모하지도 않는다(시도했지만 안됀다 우리는 ㅋㅋㅋ) 재미있는건 말이통하는건지, 서로 할말만 하는건지조차 확인이안됀다. 화학작용이 없다. 중력이 없다. 나와같은 떠돌이 별이있다는걸 확인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인지 만나면 더 외롭다 크흑!

3. Entity

동년배의 친구들을 만났다. 새로운 감촉, 익숙한 공기. 초겨울 햇살 처럼 반짝반짝했다. 매번 분명하게 전율을 느낀 아이컨택!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든 표정, 제스춰에서 나는 고립됨을 덜어냈고 아니 진심으로 진심으로 말하건데(카라마조프식 격정적인 표현 시작ㅋㅋ) 드디어 이 망할 천체가 움직이는것 같았다. 인간에게 있어 눈마주침이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이 얼마나 살아있음을 확인해주는 확실한 행위인가 이말이다 (그냥 카라마조프해야겠다)

아아 하지만 심판관 여러분, 이점을 명심해주십시오. 제 말은 교육자로서의 보람이니, 단순히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는 그런 말이 아닙니다. 제말은 제가 이제껏 고립되고 움직이지 못했던 이유가 이 저주받을 제 자신이 아니고, 하하. 그저 저를 움직여줄 그 대상. 나를 이끌어줄 대상이 없었기때문임을 알게되었다는 말입니다. 아 알고있습니다. 속으로 ‘이 주정뱅이가 또 무슨 헛소리를 하고있나’ 라고 하시겠죠. 하지만 여러분! 저는 하느님께 감히 이 우주의 섭리가 무엇인지, 그 깨닳음을 기도안에서가 아니라 이 인간의! 이 사랑스럽고 하찮은 이 인간의 눈에, 이 저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복잡하고도 명료한 인간과 인간의 교감에 있음을 알게되었다는 말입니다. 심판관님. 실례합니다. 제 말이 무척 난잡하게들리시겠지요. 저는 그저 어린아이처럼 생각나는데로 말을 할 뿐입니다. 태어날때부터 그랬으니 하느님도 어쩔 도리가 없으실겁니다. 화는 내지말아주십시오. 저는 아무말이나 해대고 여기저기서 문제를 만들지만 거짓말은 하지 못하니까요.

여러분! 저는 죄인입니다. 하루에도 수백번 수천번 마음속으로 죄를 짓고 살고있습니다. 하지만 제발,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저는 고작 몇천루블의 와인이나, 밀수업자들의 사업을 원했던것이 아닙니다. 무엇인들 어떻겠습니까? 여러분! 새벽이면 사라질 췻기가 만든 거짓 확신이 아닙니다. 정말 아닙니다. 이 카라마조프가 이 세상에 무언가 해볼수있겠다하는 확신과 설래임이 생겼다는 이점은 제 아버지같은 한낱 장사치의 주판속 이익따위보다 값진겁니다. 사업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새로운 영감, 가능성을 담은 독주라고해도 그것은 제 우주를 움직일수 있는 힘이 될것 같았습니다. 하하. 알고있습니다 저혼자 달려나간 생각에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할지도 모르겠군요. 이것참 죄송합니다. 하아. 여러분께는 어쩌면 별 의미가 없는말이겠지요. 하지만 여러분! 제말은 저에게 이러한 무언가의 끌림은 정말이지 중요한 우주의 법칙입니다. 그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알고있습니다. 모두 저의 착각이고 환각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럴수도있습니다. 이세상이 이 모든것이, 여러분들 존재 심지어 하느님까지 모두 환각이고 착각일수도 있겠지요. 아아 화는 내지 말아주세요. 저는 모욕을 말하고있는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희망과 아름다움을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뮤즈가 필요했던겁니다. 진정하십시오. 여러분 제말은 이 추잡하고 더러운 제가 순수한 애정의 대상, 그리고 내말을 듣고 보듬어줄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했던것이라고 이해해주십시오. 제자신도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주교님 저는 구원받을수없는겁니까? 네? 어째서 주님은 저희에게 지옥과 같은 벌만 내려주시는겁니까! 왜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구원할수는 없는겁니까?

존경하는 심판관님, 주교님.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말을 끝으로 저는 아무말없이 호송마차에 오르도록하겠습니다. 시베리아에가서도 여러분의 호의는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제말을 이렇게 편견없이 들어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마음을 열어 말할수있었던적은 제 기억에 없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지금 이상황때문에 저를 친구로 생각하기 힘드시겠지만, 내일 아침 아니면 몇달후에라도 저를 기억하며 그토록 진실되게 말했던 친구라고 기억해 주십시오.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저의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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