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작년에 끝냈어야할 프로젝트 4개중에 절반을 마쳤다.
아침 7시. 이러다가 진짜 큰일나는거 아닌가싶다. 잠보다는 정신적 황폐함이 문제였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개인작업이 운동처럼 정신의 근육을 만들어 주는가보다.
오늘 철야로 개인작업을 쉬게 되었더니 초조한 이 기분은 뭐람 경박하게스리 하하. 뉴스니 유튭을 멀리하고 사색하고 공상하는데 시간을 썼더니 정말로 무언가 좋긴 좋다.
자극의 역치라는게 있다.
강한 자극이 계속되면 새로울것 없이 둔감해진다. 역치는 올라가지만 자극이 없어지는것은 아니다. 당장 느끼지 못할뿐.
매초마다 들리는 도시의 소음이나 led화면, 온종일 말을 걸어오는 카톡이나 문자는 사실 그 자체로 과도한 스트레스다.
그 수많은 정보가 온전한 나만의 정신과 시간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었는지 요 몇일간의 넋놓고 있던 와중에 알게 되었다. 느긋한 여유는 애써 시골에 가거나 치열하게, 열심히 주말을 쉬느라! 바쁜것에서 오지 않는다. 신부님의 강론시간 처럼 멍때리는것. 스스로 외부의 정보를 차단함으로서, 내안에서 출발한 여유는 오롯이 내 자신에게 도착 할수있다.
새벽에 그림도 그리고 곡도 쓰고, 사물이나 생각을 관찰하는데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 기쁨을 표현할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를 위한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한 마음까지도 든다.
인생은 혼자니까 씨발
그나저나, 이렇게 말해 놓고 넷플을 열었는데..
후덜덜 역시 난 거짓말쟁이야 위에쓴게 다 뻥이다.
망했어. 미디어는 위대하다!
미야자와 리에?
오노 마치코?!
아오이 유우?!!
히로세 스즈??!!
응??!!! 네자매… ‘바닷마을 다이어리’ 같은 건가?
헐 설마…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렇다. 이양반이 연출 각색 편집까지한 무려 7부작 시리즈물!
제목에서 도저히 그의 작품일것 같지않아 놓칠뻔한,
<아수라 처럼>
어째서 이런 일이… 냅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추어 1편을 봤다.
와… 극이라기엔 너무나 사실적인 -그의 카메라는 정말 내 기척에서 숨소리까지 전달해주는것 같다- 가벼운 일상의 대화속에서 이렇게 묵직하게 이야기를 빡! 밀어내는 이양반은 도데체 무엇이냔말이다.
신지떼이마스 믿는다. 시리즈라고해도 자본의 압력이 어떻다해도 이 양반은 욕심을 어떻게 덜어내고 그리는지 그걸 아는 프로 작가다.
그리고 콘트라스트 빡 들어간 옛날 후지필름같은 영상은 보기 괴로웠다. 미술도 저지경으로 경지에 오르다니! 배아프다. 흑 더군다나 (어떤각도, 표정에서도 빛나는) 네명의 뮤즈가 내뿜는 그 압도적인 기세마져도 ‘어 여기도 넘치네, 한수푼 덜어내고…’ ‘어 대충 샷 벌써 들어갔습니다~’ 홍상수마냥 대본없이 찍는듯 <사실은 무척 성실하고 철저한 스크립트 주의 사이코 패스겠지만> 무심하게, 그들의 넘치는 매력을 뷰포트에 사뿐히 가둬 버린다. 안봐도 비디오다 후기따위 안쓸꺼다. 무조껀 재밌을테니까.
피곤하다.
몸이 피곤한때문이 아니라,
한계를 넘긴 자극때문이다.
히로카즈 개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