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반.
하루전.. 아니구나 몇십시간 전, 말그대로 해묵은 일을 마무리. 서른몇 시간쯤 자고보니 이제 피곤이 풀려서 맨정신이 된건지 잠에 취해서 이상해진건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30시간전 퇴근길에는
어색해서 깜짝 놀랐던 환한 햇살! 그냥 자동으로 입이 귀에 걸렸었다. Flaming lips의 노래가 우연히 나와서 고래고래 노래 부르다가 이런생각을 했다. 호오 이거 이기분 그림으로 그려보면 재미있겠다. 안그래도 맨날 우중충만하고 무겁고 조까튼 샤펜닷컴인데 이렇게 밝은, 솔직한 무언가를 닮은 애니메이션으로 해서 이렇게 이렇게만들어보는거야! 그런데 이곡은 너무 취향이 좁으니까 카디건스 같은거로 바꿔서? 아니야 flaming lips가 나온건 운명이야. 아니야 이러다간 이무도 네얘길 듣지 않을꺼야 양념을 처야해 뭐든 사람들 입맛에 맞는거로! 의외로 좋아할껄? 너가 어떻게알아? 그들은 애초에 네 취향따위 관심이 없어. 아니야 왜 읽는사람 생각해? 여긴 내 화장실이야! 나만 똥싸는 비밀의 화장실이야. 아니 이미 읽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 퇴근길의 분열성 대화는 서른 몇 시간의 꿈속에서도 계속됐다.
꼰대의 일기장을 내가 죽으면 딸이 보고 아아 이러셨구나 한다고? 내가 엄마에게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내생각을 하나씩 다 적어서 유서로 남기는거라고? 하루에도 수십통의 도메인팔아주세요 하는 네임드 도메인이라고! 이런 곳에서 공개 딸딸이 치는건 좀 에바아니냐?. 그리고 니가 그렇게 잘났어? 넌 진짜 잘난체하는거 어떻게좀 해야해. 그리고 특히 필요이상으로 진지하게 뭔가 생각하는거 사람들이 무척싫어해. 그거 사람들 엄청 오해해. 힉스입자는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거야, 골드베르크변주곡은 비인간적으로 연주해야하잖아 나도 그냥 피이노를 버릴까. 하프씨코드용이라며. 바흐는 성당지하실에서 노예고문을 맨날했을꺼야…
… 그러네 보인다.
잠자느라 약을 먹지 못했을뿐인데… 무서운건, 이 난잡한 생각들의 렌즈가 각각 정렬돼서 하나의 대상에 빛을 쏟아 부을 때다. 이런순간이 아니라면 조금아까 말했던 방식으로 내가 이상하다는걸 알아차릴수 있는데, 도쿄의 전력을 모아서 에바가 사도를 저격할때처럼 희생이 따른다. 문장이 길어지는게 신호다.
철컥! 투학!!!
그렇게 꽂힌것이 무엇이든 남들이 보기에 얼마나 하찮은것이든 난 숨도 쉬지않고 그 한점에 내가 알고 보고 느꼈던 모든것들 다. 전부다 연결 해보는 습관이 있다. 도저히 이 개미지옥에서 벗어날수가없다. 이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든 끝까지 가볼수있게끔 환경을 만들어낸다 기필코 사람들을 가스라이팅을 하고 폭력에 회유에… 온 세상을 비틀어서 이결 하게 스스로와 환경을 만들어낸다. 결국에는 주변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그들도, 나도 나 자신을 저주하고 회사는 망한다. 엄마는 돌아가신다.
이것봐라 2024년.
1년이 사라졌다
악몽을 꾸는것 같다. 지금 내가 느껴지는 조짐은 다음과 같다.
1. 은유로 가득찬 세계: 꼬꼬마새끼들처럼 나만의 잘난세계를 강조하기위해 나만 아는 암호코드로 잔뜩세계를 정의해놓고있다. 결국 나만 히죽히죽 병신들 이뜻도 모르냐 하는 찐따짓이다. 결론적으론 그 황량한 사막에 고립될거다. 이것이 무겁고 무서운일이다.
2. 강박 일중독: 나무위키를 보고 놀랐다. 일중독이라니 현실도피에 재왕적 사회생활 소름이 끼친다.
3. 빔벤더스: 좋아하던 Paris texas 의 감독이 새영화를 냈다. 온전한정신으로 느긋하게 새벽의 나만의 시간을 그의 시선으로 채우고 싶었을 뿐인데 난 지금 이렇게 이상한 글만 쓰고있다. 요사이 누구의 이야기도 내귀에서 내머리를 통해 심장으로 들어온적이 없다. 빔벤더스 마저 못보겠다. 날 도와줄수있는건 대상이나 원인에 있지 않다. 그건 환상에 가까운 것임으로.. 뭔소리야.
수면제를 먹었다.
생각을 숫자 1,2,3으로 정리해라. 글은 짧게 쓰고 꾸미는 단어는 쓰지 말아라 순리대로 살고 기도해라. 그안에서 진정으로 솔직하게 말해라. 타인을 너무 신경쓰지도, 안쓰지도말고 어떤표현이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훈련을 받아왔다. 남들처럼 살아내려면 이렇게 해야한다고 엄마가 아주오래전부터 알려주셨다.
2025년을 시작하는 이 몽롱한 시간속에서 누군가가 그 길을 다시한번 알려줬으면 한다. 그것이 2025년의 소망이다.
하찮은 일을 계속 해볼 생각이다
나에게도 평온이라는것이 쥐어질 만큼 열심히 2024년을 보내긴한것 같다. 그러니까 알려줘. 너의 취향을 보고 싶단말야. 나도 pale blue eyes를 끝까지 듣고 싶어.
하찮은것. 그것이 날 살리게 될꺼야
잠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