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에 머리를 땅에 박고 숨는경향이 있다. 하지만 꼭 그렇게 히키코모리까지는 아니잖아. 위기를 잘게 쪼개서 하루하루 해결하며 버티는것도 줄곧해왔던 일이다. 물론 매끄럽게 잘하지 못해서 이모냥일뿐. 줄곧 외향,내향,혈액형,mbti,사주팔자,운세 등 사람을 규정하는것들을 믿지 (영향받지) 않으려하며 살고있는데 이렇게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규정한다는건 이렇게 반성을 하는것 외에는 쓸모없더라. 상황에따라 유연하게 바꿔야하고 뭐 늘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왔던것같다.
아버지는 조금 좋아지셨고, 그동안 그렇게 가까우면서도 찾아뵙지 못한 죄책감때문에 주말에는 계속 밥을 해드리러 가고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약속을 지키고싶다.
회사 홈페이지의 포폴을 정리하다보니 제대로 한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언제나 만듬새, 뒷심이 부족한것같아 보인다. 아마도 늘 시간 탓을 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래도 퀄리티에대한 집착보다 돈을 애매하게 쫒았기때문이리라. 돈을 만드는일을 해야하는것도 맞지만 개발은 무조건 내책임이다. 그안에서도 잘굴러가면 개발자탓이고 안돼면 내탓인데 그걸 아마도 여러핑계로 잘 해오지 못한 까닭이리라. 늘 밤새고 노력한들 결과는 이렇게 냉정하게 슬쩍봐도 보이기마련이다. 혼자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과 더 잘 지냈어야했다. 조바심이 난다.
아직은 아직은 황량한 곳에 혼자있는것은 아니다. 회사, 그리고 사람이 남아있다. 사람만이 모든것임을 다시한번 깨닳는다.
매일매일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을 보고 싶기때문일거다. 위기는 늘있었다. 연말마다, 또 매일매일. 아직 사람을 모두 잃지는 않았다. 아마도 사람을 잃은것에 힘이빠진 녀석의 마음을 이제야 좀 이해하는것도 같다.
이렇게 사람을 향한 성실함은 당신이 무슨일을 하던 어떤상황에 놓여있던, 가장 중요한 인간의 도리이며 살길이다.
느리지만 늘 배워야한다. 그리고 움직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