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꼬맹이들이랑 돼도않는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동시 상영이라는 말을 처음들어본다는 눈치에, 친절히 설명해줬다.
‘야 임마, 그때는 마리야 하아. 자, 바바라 이따만치로 스크린이 겁~~나 컸데이. 그래서 스크린을 나눠가, 한쪽에는 액션영화, 한쪽에는 멜로영화 이렇게 동시에 같이 트는거 … 이기 이기 동시상영이다. 알겠나?’
ㅋㅋㅋㅋㅋ 한두번도 아닌데 또 속는다.
그들에게있어 상상속의 세기말은 그럴수도 있는, 드래곤과 기사가 나오는 판타지 세계겠지.
20대에는 연간 1000개의 영화를 봤다 하루에 3~4편씩 꼬박꼬박. 비디오 빌리는게 귀찮아서 비디오가게에서 알바도 했다. 미친듯이 봤다. 지금 아해들 유툽보는거랑 똑같았다. 증말.
영혼이 듬뿍 들어간 유툽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도 괜찮다. 영상 콘텐츠는 결국 명화의 자손들이다. 결국 이걸 보고 크고있는 이 꼬꼬마 녀석들도 언젠가는 창작자의 영혼을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될것이다.
나는 믿는다. 인간이란 태생적으로 누구나 미적 감각을 갖고있다. 아이들이 모든면에서 사랑스러운 이유다. 피카소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다 예술가로 태어난다. 그러니 유튭을 보던 게임만 하던 아직 예술가티를 벗지못한 꼬맹이들에게는, 그들에게 없는 사랑의 근거만 주면 된다. 그녀석들이 적당히 타협하게 하지 않았으면한다. 기왕에 할꺼면 세익스피어만큼이나 깊이있는 닌텐도/ps5 명작게임을 권유하자. 겜방에 친구들이랑 가라고 돈을 주자. 겜방은 게임만하러 가는곳이 아니다. 이 불쌍한 녀석들이 친구들 만나서 우정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장소다. 친구들과 유툽채널 꼭 돌려보라고 하자. 빌어먹을 유튭 알고리즘은 취향의 갈라파고스를 만든다. 개수작이다. 취향 큐레이션은 개씹쌉소리다. 우리 아이들은 타인의 취향을 배워야한다. 공통된 문화가 ‘롤’밖에 없으니까 롤만 하는거다. 우리처럼 ‘통키’, ‘밍키’ 하면 동시에 하나되는 공동의 콘텐츠가 없다. 난 그게 이들 세대에도 있으면 좋겠다. Dna가 같은 사람은 언제나 반갑기때문이다. 문화적 형제 자매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하츄핑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의 경우, 잘만들었든 아니든, 게임과 음악과 책과 영화는 내 자존감의 코어근육이 되어주었다. 세포는 3개월만에 죽고, 만들어지며, ‘나’라는 몸은 물리적으로는 다른 존재가 된다지만, 이 문학들은 죽지않는 내 영혼이 되었다.
그러니까 졸라 많이 먹고 보고 싸고 다 해봐야댄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을 믿고 가봐야한다. 그것만이 진실된 행복이다. 이 행복에서 나오는 영감이 나를 움직이는 동안은 세상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그 방법 밖엔 없다
영화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인정할수밖엔 없다. 아들로서 넘어야할 높은 담이었던 아버지는, 영화덕후로 온갖 영상 전문서적 , 바추카포만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세상을 담았다. 고가의 카메라들은 손도 대지 못하게했으며, 내가 0점을 맞을때보다 카메라를 건드렸을때 더 화를 내셨음으로 나는 이내 사진기라는 기계가 싫어졌다. 아직도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하지만 이 아버지 그늘에서도 영화를 보는 행위만큼은 납득했다. 아버지처럼 촬영과 미술이 아니라 나는 작가에 집착했다.
본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