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마흔 아홉’
중학교때 방영했던 드라마 제목. 그때 엄마 나이는 지금의 나보다 어린, 고작 40대 중반이셨는데 곧 닥칠 당신의 미래라며 쓸쓸한 기분으로 함께 티비를 본 기억이난다.
그때는 저렇게 큰 숫자가 현실적이지 않았다. 엄마가 저런 나이가 될것이라는건 농담 같은 이야기로만 여겨졌었는데, 어어어 하는 사이 시간만은 성실하게 흘러 그 커다란 숫자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내가 되었다.
과연 대장부같던 엄마도 움츠리게 할만한 무서운 숫자였을까?
그래, 당장 어제까지만해도 흥! 하고 무시할수있었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매일매일 새록새록 느끼고있다는 말이다. 굳이 ’49’, ‘아직은’ 이라는 말이 위태롭게 붙어있어야 했는지 조금은 알것 같기 때문이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더이상 모른척할수도 없거니와 아~ 뭐였지? 깜빡깜빡 단어가 사라지는것 또한 기어가 있는모양인지, 그동안은 1단 깜빡깜빡이었다면 분명 오늘은 2단으로 올라간것이 분명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말이다.
쩔수인 일이다. 인간인 주제에 어떤 다른방법이 있는것도 아니니까. 다만 크롬이나 뉴스등에서 그동안의 내 검색어, 또는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추천되는 글들. ’50이되면 꼭 챙겨야할 것 5가지’, ‘나이들어 함께하면 안돼는 사람 5가지 유형’, ‘인생에서 아끼지 말아야할것들’… 이거는 좀 그렇더라. 눌러보는 나도 별로고, 끊임없이 뭘 어떻게하라고 ‘그러다가 그런꼴로 죽을꺼냐?’ 하는 오지랍들, 궁금하긴하지만 하하 보기싫다.
은연중에 우리는 학습되어왔다. 50이면 니네 뭔가 뭔가 되는거야 , 뭔가뭔가 해야할 나이인거야. 그리고 어르신부터 어린친구까지 기본적으로 10단위의 숫자로 구분이 되어있다. 개개인은 물론 시스템과 문화에까지 이쯤되면 알겠지만 ‘인간 설명서’ 룰이 있는거다. 손으로말고 숫가락으로 밥먹어야하는 것처럼. 미팅가는 날에는 양복을 입는것 처럼.
그냥 그뿐이다. 내 생각? 마음가짐? 괸찮다 숫자와 상관없다. 20대였다면 좃까라 라고 한줄쓰고 마무리했겠지만, 응 그래 니늘 꼽게 만들면 피곤하드라 숫가락으로 밥먹고 양복도 입으면 될일이다.
45세의 엄마와 49세의 엄마 65세의 엄마를 기억하지 못힌다. 앞에 숫자는 한번도 엄마를 서술하거나 대변해준적 없다. 그냥 몇살이건 그냥 엄마였다. 나도 몇살이건 그냥 엄마 아들이다.
몃살이건 너와 나는 친구이고 몇살을 처먹던 라디오헤드는 위대하다.
달이 이눔이시키가 새장난감을 줬더니 너무 좋아서 소파에 쉬야를 했다. 나이들면 지랄견도 얌전해 진다던데 나이들어도 넌 그냥 달님이구나. 덕분에 거실바닥에서 자게되었더니 이렇게 뼈마디가 쑤시는 글을 쓰게 되었다.
고맙다 달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