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씹덕이야?!”
“오오 작업은 다 하였느냐, 우리 해주최씨 좌랑공파 34대손 최수리 공쥬님.”
“맨날 뭐 이런 씹덕 같은걸 보고있어? “
(대답대신 난 일어나 춤을 춘다)
“아갓어 대쉬~ 브렠업더 웨이에이~아임 인마 데블~!
난 2D, 너의 플레이브는 3D로구나. 난이차원, 넌 한차원 더 높은 삼차원. 자 이제 말해봐 누가 더 씹덕이지?”
“… 어어 그러세요.”
“서로 눈감아주기로 했잖아 왜그래 아마추어같이~”
수리는 플레이브 밤라인이다.
덕분에 나도 대충 따라 출수 있다. 어떻게 유명한 곡이 작곡되었는지도 무편집 재방으로 끝까지 다봤다. 밤비의 실제 얼굴을 찾아 보며 어이구어이구 하는 이 양반이 주변에 하나밖에 없는, 인싸 친구 최수리다.
솔직하고 목소리크며 기가쎄고 사회성(연기) 쩌는 알파형 닝겐.
가끔 놀랍다.처음보는 생물이다.
어렸을적 수리에게 “아빠는 털이 많아, 그래서 나도 많아”는 말을듣고. 내인생 최대로 진지하게 “수리야 이제 너도 10살이 되었으니 우리가문의 비밀을 말해줘야겠다. 똑바로 앉아. 이제부터 아빠 말을 똑바로들어.” 수리는 장난기가 쏙 사라지고 이야기에 몰입한다.
“오늘은 대보름달이야. 달 봤어?”
“ㅇㅏ니”
“절대 달을 보지 말아야해. 알겠지? 사실 우리 집안은 대댕로 늑대인간이란다. 달을 보면 우리는 늑대로 변해. 알겠지?”
“헉, 어쩐지…”
(10살짜리의 효도는 바로 이런것이다. 완전 낚였다)
“콩이가 아빠 엄청 잘따르지? 수리도 좋아하고 왜 그런지 생각해 봤어? 맞아 강아지도 늑대의 후손이라서 그래”
“아… 그럴꺼같았어… 우와”
무서워할줄 알았는데 늑대인간의 이미지가 10살짜리 꼬마에게는 강아지 처럼 귀여웠던 모양이다.
이런 장난을 치고 7년이 흘렀다.
수리가 얼마전에 해준말로 박장대소를 했다.
“아빠 아무래도 난 늑대인간이 아닌것 같아. 15살까지는 믿었거든 근데 점점 아닌것 같애. 그때 그거 거짓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외 홈런이다!
아 이렇게 이쁠수가! 수리는 수많은 친구와 그 친구들의 각각의 무리에서 모두 센터다. 뭔가 남모를 탄생의 비밀을 갖고 있던, 아마도 자신은 특별하다는 믿음이 인싸의 원동력이 될 수 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부모성격을 물려받응 기질은 아니었지만 이정도로 파워풀한 녀석이 될줄이야 했는데, 어쩌면 나의 특별한 교육 방침이 성공한걸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뽕이 차오른다
ㅋㅋㅋㅋㅋ
내가 보던 애니는 ‘블루록’이라는 축구 만화다. 작화와 연출이 기가막혀 간만에 몰입해서 끝까지 다 봤다. 작중에서 Flow라던가 에고이스트라는 주제가 상당한 공감을 얻게 한 이유도 있다.
에고이스트
맞다. 난 에고이스트다. 찌질해보여도 존나 에고이스트다. 내가 최고다. 내가 제일 잘한다. 못하는것이 없다. 소싯적엔 운동도 잘했다. 힘으로 안돼도 싸움도 잘했다. 머리를 써서, 작전을 짜서 이겼다. 주변 밴드 통털어서 내가 기타를 제일 잘쳤다. 내 모든것을 몰입해서 뭐든 잘한다. 내가 제일 잘났고 남들은 신경안쓴다. 내가 1등이어야하고 내가 뭐든 중심에 있어야한다.
내가 가끔 찌질찌질대는건 성에 안차서 읾뿐. 속지마라 진짜 우울해사 존나 자살직전으로 보이는것 다 뻥이다. 내 내면에 깊숙힌곳은 오직 나만 존재한다. 내가 얻고싶은 이글거리는 욕망만이 존재한다.
고기능성 ADHD 맞다.
지나치게 깊이 생각해서 결국 폭력적이 되거나 집착이 되어버리는경우, 또 이때문에 일을 순간 망칠때가 간혹 있지만. 결국 대부분은 내 손으로 어떻게든 터치를 하게되면 분명히 다른 무언가 훌륭한것이 탄생하는걸 나 스스로도 잘 알고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대체로 나를 싫어한다. 같이 일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싫어한다. 왜냐고? 아무도 나에게 말해준적 없지만 나는 안다. 내가 너부 잘나서 그렇다.
씹덕 축구 애니 블루록은 이 에고이스트라는 주제로 자신의 알을 깨고 성장하기위해선 누구에게나 잠제되어있는 이 에고를 깨우리는 내용이다.(프로이트로 치면 이드에 가깝겠다) 그동안 블로그에 씨부렸던 글과 비슷한 내용의 서사도 꾀 많다. 단순히 씹덕을 넘어서 이 작가에겐 나와 비슷한 철학이 배어있어, 아주 볼만한 애니인것이다.
에고이스트. 너에게도 있다. 분명히 있다. 잘 섞어서 외부엔 냄새가 안나게 하겠지만, 난 느껴진다. 스쳐지나가는 너희들의 에고
넌
나를 좋아한다. 평생 잊을 수 없을거다. 새벽엔 언제나 내생각뿐일꺼다. 잘 알고있다. 너에게도 에고이스트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뭔 개소리냐 ㅋㅋㅋ)
일어나라 나와함께 세상을 정복하자. 아니, 전 우주를 정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