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말대로 똑바로 누워서 잘 자보려고 했는데, 이미 새벽 5시. 평생 쭈구리고 잤는데 이게 되겠나? 엑스레이를 보여주는 의사에게, 정상이 0이고 심각한게 10이라면 난 몇점이냐고 물었다.
잘모르겠다고한다. 흐음… 전문가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 단정적으로 말한다면 전문가가 아니지. 물리학자에게 우리의 세상은 누군가의 상상속이나 시뮬레이션 입니까? 라고 물으면 글쎄요? 그럴수도 있겠군요 라고 답변해야하는거다. 아닌 증거도 없으니까.
아무튼 병명은 목디스크다.
1주일째 어깨가 아프고 팔이 저리더니, 올것이 왔다.
자세와 스트레스가 주범이니 피하라는 진단이, “스트레스같은걸 왜 받죠? 이해가 안돼네. 이렇게 행복한 세상인데?”라고 비꼬는듯 들린다. 삐뚤어졌다. 아니지 요사이 일들만 미루어 보아도 내 직업의 본질은 스트레스 그 자체 일지도 모른다. 마른걸레를 쥐어짜듯 사는게 평생의 직업이라니… 개 부럽다. 왜 의사하라는지 알것같다.
내일도 또 오라는데, 솔직히 걱정되는건 아픈것보다, 이렇게 밤새고 땀냄새 쩌는 폐인의 모습으로 물리치료에 몸을 맏기러 가야한다는 쪽팔림에 있다. 아 왜 이게 더 아프지?
…
밥벅다가 게임개발 시장을 말아먹을 죽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AI인데, 게임을 뭐 뚝딱 만든다는 그런 사기꾼이나 얄팍한 가짜 말고 이렇게 하는거다.
모바일게임 apk 나, pc게임 자체를 학습시키는거다. 다름아닌 암호화되어있는 코드를 학습가능할리 만무하니, 이걸 에뮬레이팅하는 블루스택이나 LD Player에 실행시켜 메모리단에서 돌아가는 패턴을 그대로 학습하는거다. 어차피 AI는 코드를 읽어 파악하는것이 아닌 패턴을 파악하는원리이니 특히나 디지털화 되어있는 이 자료라면 학습이 가능할것이다. 그다음에? 세상의 수백만 수천만의 게임을 학습해서 “재밌는 게임 만들어줘! 엔티크하면서도 모던하게, 서정적인 엑숀게임을 만들어줘” 이렇게 말도안돼는 프롬프트지만 뭐 어쨋든 만들 수 있을거다. 뭐하러 코딩을 하냐 뭐하러 그림을 그리냐 뭐하러 게임을 기획하냐. 다 있는거 짬뽕하는게 우리가 놀라고 혐오하는 그 AI가 아니더냐. 가능할것 같다. 진지하게. 리소스제공이나 미들웨어 나아가 게임엔진도 다 씹어먹는 결과가 나올수도 있다. 이런 쌉소리를 들어줄 친구가 하나 있다. 홍대 총장이 될것만같은, 재미없어서 별명도 없는 녀석. 이 친구가 그래도 날 늘 믿어주는 놈이다. 똑똑한 녀석이다. 대학원생을 갈아서 내 아이디어를 몇번이나 실험해 줬다.
가만보자… 의사나 교수나 뭔가 재수없게 스트레스가 적은거 같은데? 물론 비하인드야 많이 알지만, 그깟일로 죽는 스트레스는 아니잖아. 아 난 삐뚤어졌다. 땅울림이 필요하다.
아아… 내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