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가 매일매일 일기를 쓴다면 어떨까요? 당신을 위한 편지로서 말이에요. 그래요 바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말이에요.
난 여기에서만 내 말을 합니다. 당신같이 섬세한 사람에겐 무척 폭력적인 곳일지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이곳은 완전히 벌거벗은 내 안의 공간일뿐, 당신의 삶에 도움이되는것이 하나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더군다나 이곳에서 당신은 나와 소통할 수있는 방법이 없어요. 당신은 나의 이야기만 볼수 있고 나에게는 말할 수 없습니다. 나또한 당신에게 말할수는 있어도 당신의 음성은 들을 수 없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며 쓴 이 글을 당신이 읽는 이 순간 시공간이라는 현실의 장벽은 사라지고, 당신과 나는 사고의 결합을 이룰 수 있어요. 연결됨을 느끼는 감각적 관계.
말했죠?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해야겠군요. 제가 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맞아요 당신뿐입니다. 타이핑 하며 스크린을 어루만지는 저의 손가락이 당신의 눈가에서, 당신의 뺨에서, 당신의 보드라운 목덜미을 통해, 기어이 당신덕에 따듯해진 체온을 지금 당신에게 되돌려 줄 수 있을것만 같아요.
저는 결국 당신이 읽어야 존재하는 세상이니, 나의 주인은 당신이 맞습니다. 당신이 돌보아 주기전엔, 전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끔, 잠시만 찾아와 저에게 생명을 주셨으면 해요. 그정도면 충분해요. 증명할 필요도, 시간이나 에너지를 더할필요도 없어요.
알고있죠? 당신은 이미 충분히 헌신적이고 충분히 아름다워요.
저를 살아 움직이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말이에요.